검은신화 오공 – 아름다움과 단조로움이 공존하는 액션 RPG

서유기를 배경으로 한 기대작

검은신화 오공은 중국의 개발사 Game Science가 만든 액션 RPG로,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를 기반으로 한 게임입니다.

주인공 손오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이 게임은 뛰어난 그래픽과 수많은 보스전으로 주목받았으나, 전투의 단조로움과 스토리 전개에서 아쉬운 점도 존재합니다.

PC판을 기반으로 액션 RPG의 팬들과 서유기 팬들에게 다가갈만한 요소가 많은 이 게임의 장단점을 살펴보보겠습니다.

압도적인 그래픽과 디테일

검은신화 오공은 언리얼엔진 5를 사용해 만든 게임으로, 시작부터 플레이어는 시각적 충격을 받습니다.

중국 고유의 미적 감각을 활용한 디자인과 사실적인 그래픽이 돋보이며, 각각의 지역은 고유의 테마와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공이 갇히는 오행산, 통과하기 위해 파초선이 필요한 화염산 같은 서유기 원작 속 배경이 세세하게 재현되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게임 전반에 걸쳐 극찬할 만한 요소입니다.

풍경 하나하나가 마치 그림처럼 생생하게 그려졌으며, 맵의 설계나 적들의 배치는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감동을 제공합니다.

감옥, 설산, 화산 같은 다양한 환경이 등장하고, 각 환경에 맞는 적과 보스가 배치되어 게임의 분위기와 몰입도를 높입니다.

그래픽이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 게임의 비주얼은 플레이어에게 끊임없이 시각적 즐거움을 줍니다.

게임을 하는 동안 플레이어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몰입감을 느낍니다.

전투 시스템: 단조로움과 제한적인 전술

그러나 뛰어난 그래픽과는 달리, 전투 시스템은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내 여의봉 하나만을 사용하여 적을 상대하며, 다양한 무기를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액션 RPG와 달리 전투 방식이 제한적입니다.

여의봉을 이용해 적을 공격하고 회피하는 전투 방식은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조로움이 커집니다.

특히, 이 게임의 전투는 세키로와 다크소울 같은 게임들과 자주 비교되지만, 그들과는 달리 패리(적의 공격을 반격하는 기술)나 치명적인 일격과 같은 깊이 있는 전투 메커니즘이 부족합니다.

또한, 가드 액션이 없어 회피만으로 적의 공격을 피해야 하며, 여기에 추가된 저스트 회피(정확한 타이밍에 회피하면 적의 공격을 완벽히 피하는 시스템)가 전투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격은 여의봉으로 적을 때리는 것뿐이라 다소 단조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전투 시스템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 요소는 법술입니다.

정신술(적을 일정 시간 경직시키는 기술), 금강술(몸을 돌로 변환해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기술) 등 다양한 법술이 준비되어 있지만, 발동에 필요한 법력이 제한적이고 회복 수단이 거의 없어 자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법술 자체의 수가 적고, 쿨타임이 길기 때문에 전투에서 법술을 사용하는 빈도는 적어 이로 인해 법술이 전투의 큰 변화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차신술과 변화술: 보조적인 전투 요소

법술 외에도 차신술변화술이라는 보조적인 전투 요소가 있습니다.

차신술은 특정 적을 물리치면 얻을 수 있는 혼백을 장착해 요마의 힘을 빌려 특수 공격을 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인왕 2의 요괴 변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사용에 필요한 진기(전투 중 쌓이는 게이지)가 많아 한 전투에서 한두 번밖에 발동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여러 혼백을 상황에 맞게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전략적으로 제한적입니다.

변화술은 손오공이 요마로 변신하여 공격 패턴을 바꾸는 강력한 기술이지만, 쿨타임이 길고 HP 게이지가 독립적이어서 자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전투 중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주 전투는 여의봉으로 때리는 방식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러한 법술과 변화술은 전투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지만, 전반적인 전투 스타일의 변형이 부족하여 전투가 단조롭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곤세 게이지와 중곤 공격: 전투의 핵심

이 게임의 전투에서 핵심적인 시스템은 곤세 게이지중곤 공격입니다.

곤세 게이지는 적에게 공격을 가할 때 쌓이며, 이를 소모해 중곤이라는 강력한 공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곤은 대형 보스전에서 매우 유용하며, 적을 경직시키거나 공격을 취소하는 효과가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전투의 기본적인 흐름은 곤세를 쌓아 적의 공격을 회피하며 중곤을 맞춰 적의 빈틈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최대한 많은 공격을 가하는 방식입니다.

중곤을 통해 적의 공격 패턴을 깨뜨리고, 정신술분신술 등의 보조 기술을 연계하여 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투 방식은 결국 여의봉을 이용한 반복적인 공격과 곤세 관리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전투의 재미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조작감의 문제와 카메라 워크

전투 외에도 조작감카메라 워크에서 문제점이 있습니다. 특히 전투 중 각 액션의 경직 시간이 길고, 캐릭터가 의도치 않게 점프하거나 이동하는 등 전반적인 조작감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정확한 타이밍에 공격과 회피를 해야 하는 전투에서 불편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또한, 전투 중 카메라가 적의 위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시야가 제한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는 게임 플레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보스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캐릭터 강화의 부족함과 탐색의 싱거움

캐릭터 강화는 RPG에서 중요한 요소지만, 검은신화 오공에서는 다소 미흡한 면이 있습니다.

게임에는 스킬 트리가 있어 캐릭터의 생명력, 공격력 등의 기본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전투 스타일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습니다.

공격 스타일로 , , 세 가지가 존재하지만, 중곤 모션만 약간 달라질 뿐 기본 전투 메커니즘은 그대로입니다.

또한, 무기와 방어구의 강화 시스템도 아쉽습니다.

무기를 강화하는 방식은 특정 보스를 처치해 설계도를 얻고, 탐색을 통해 모은 재료로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무기를 단순 강화하는 개념은 없고, 한 번 제작한 무기는 고정된 성능을 가집니다.

무기 단조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성능이 다른 무기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같은 무기를 계속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기나 방어구의 전략적 선택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탐색의 보상 역시 싱거운 편입니다.

맵을 탐색해 얻을 수 있는 보물은 대부분 스킬 포인트나 강화 재료에 그치며, 탐색을 통해 얻는 보상이 크지 않아 중반 이후 탐색에 대한 동기가 약해집니다.

결국 탐색의 의미가 흐려지면서 게임 진행이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질과 양을 겸비한 보스전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보스전입니다. 검은신화 오공은 질과 양 모두에서 압도적인 보스전을 제공합니다.

수많은 보스가 등장하며, 각각의 보스는 독특한 외형과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스전의 디자인과 연출, 배경 음악 등은 매우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며, 게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스전은 단순히 전투만이 아니라, 보스마다 특수한 기믹을 가지고 있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쥐 사람은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 큰 빈틈을 만들 수 있고, 코뿔소는 곤세를 최대한 쌓아 뿔을 부러뜨려야만 데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보스들은 모두 독특한 전투 방식을 요구하며, 각 보스전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일부 보스는 난이도 불균형을 보여주며, 몇 번의 시도로 쉽게 처치할 수 있는 보스가 있는 반면, 몇 시간에 걸쳐 공략해야 하는 보스도 존재합니다.

또한, 불합리한 기믹을 가진 보스들도 있어, 전투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유기 기반의 난해한 스토리

검은신화 오공의 스토리는 서유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서유기를 읽지 않은 플레이어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게임은 서유기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으며, 원작의 캐릭터와 사건들이 당연히 이해된다는 전제하에 진행됩니다.

이로 인해 서유기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등장인물과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스토리의 전개가 부자연스럽고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어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사건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중반 이후에는 스토리가 점점 더 중요해지지만, 컷신이 길어지면서 게임의 템포가 느려지기도 합니다.

또한, 중국 특유의 한자와 속담이 자주 등장해 스토리 이해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결론: 아름다움과 한계가 공존하는 게임

검은신화 오공은 압도적인 그래픽과 독창적인 디자인, 그리고 뛰어난 보스전으로 주목받을 만한 게임입니다.

비주얼적인 면에서 이 게임은 단연코 인상적이며, 각 보스전은 독특한 전투 방식으로 플레이어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전투 시스템의 단조로움, 캐릭터 강화의 부족함, 탐색의 보상감 부족, 그리고 서유기를 모르는 플레이어에게 난해한 스토리 전개는 게임의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액션 RPG 팬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지만, 전투의 깊이와 캐릭터 성장, 스토리 이해를 중요시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아쉬움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에서 만든 최초의 트리플 A게임으로 그래픽이나 연출적인 면에서느 정말 큰 의미를 가진 게임이니 기회가 되면 한번 플레이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 등 트리플 A급 게임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일본 게임 외 한국과 중국 게임이 크게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미지는 게임사이언스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s://www.heishenhu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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